호랑이 시리즈(4) 조선 태조 이성계, 어퍼컷 한방에 호랑이를 훅 보내다

칼럼 > 2022-04-19 00:48:48

소설<수호지>에서 ‘무송’은 맨주먹으로 호랑이 골통을 부숴버린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도 그런 일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조선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은 건국 창업주 이성계가 맨손으로 호랑이를 K.O 시켰다는 일화부터 시작한다. 


▲  드라마 '정도전' 속 태조 이성계 

소싯적 멧돼지 사냥에 나선 이성계가 호랑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쪽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호랑이가 이성계 탄 말의 엉덩이에 올라 움켜 채려 했다. 이성계는 오른손을 휘둘러 호랑이에게 핵주먹을 날렸다. 


호랑이는 기절했다. 이성계의 강력한 오른손 어퍼컷 한 방에 ‘떡실신’한 것. 호랑이가 고개를 처박고 거꾸러져 일어나지 못하자, 이성계는 천천히 말을 돌려 쏘아 죽였다. 대체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워낙 이성계가 출중한 ‘바람의 파이터’라서 반신반의. 고려 말 이성계는 사냥한 호랑이를 우왕에게 바치기도 하고, 개성 도성에 들어온 호랑이를 잡아 죽이기도 했다.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을 합쳐 기록상 공식적으로 태조 이성계가 직접 잡은 호랑이는 3마리다. 1375년 10월, 고려 말엽 이성계가 사냥한 호랑이를 바치자, 우왕은 “흉악한 짐승은 마땅히 잡아야 되지만, 위태한 일이니 다음부터는 조심하시오”라고 당부했다. 이성계의 형은 사냥을 나갔다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


이성계는 조선 초대 국왕이기에 앞서 그야말로 한국사 최강의 ‘보우 마스터’로 꼽을 수 있다. 활 쏘고 말달리는 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유목 민족인 몽골, 여진족 무사들도 이성계에게는 혀를 내둘렀다. 


일찍이 이성계는 100보 밖, 배나무에 매달린 배를 화살로 떨어뜨려, 친구를 대접했다. 또 어떤 날 여종이었던 김씨가 우연히 까마귀 5마리를 보고는 이성계에게 활로 쏘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단 한 번 활을 쏘아 5마리를 동시에 맞추었다. 그러자 김씨는 절대로 이러한 일을 함부로 자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성계는 이성계이지, ‘반지의 제왕’ 레골라스가 아니기 때문일까. 


▲  중국 광시 자치구 서커스단 말위에 올라탄 호랑이. 아마 태조 이성계의 말위에 이렇게 올라타려 했을 것 같다 




 

글 박승규 논설위원 

박은주 기자 / silver51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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