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시리즈(2) 박정희 대통령이 깔고 앉았던 호랑이 가죽의 행방은?

칼럼 > 2022-04-04 02:29:51

수많은 영웅호걸담 중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의 왕을 죽이고 최고 지존이 되었음을 과시하는 이야기다. 일본 도쿠가와 막부 말기, 사무라이들이 호랑이를 죽이는 그림이 유행했다. 특히 가토 기요마사는 임진왜란 전쟁 영웅으로 우뚝 섰다.  


인기 우키요에 화가인 우타가와 구니요시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요마사의 창이 호랑이 머리를 내리찍는 그림을 그렸다. 일본인들도 활기찬 분위기를 선호해 맹수의 제왕을 제압한 사무라이 그림을 선호했다.


약자를 누르면 강자가 되지만, 강자를 꺾으면 왕좌에 오른다. 정난을 통해 왕위에 오른 조선 세조는 평생 ‘호랑이를 잡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보인다. 감히 고개를 들어 쳐다볼 수 없는 절대 권력의 상징인 호랑이를 제압함으로써 최고 지존이 되고 싶었다. 

 

▲절대 권위와 힘의 상징, 산신으로 추앙받던 백두산 호랑이 가죽위에서 사진을 찍은 박정희 대통령의 일가족


권력을 잡자마자 호랑이 가죽을 깔고 앉은 박정희 대통령도 같은 마음이었을 게다. 그는 독재 기간 동안 호랑이 가죽위에 앉거나 선 여러 사진을 남겼다. 심지어는 절대 권위와 힘의 상징, 산신으로 추앙받던 백두산 호랑이 가죽위에서 가족사진을 찍기까지 했다. 


박정희 대통령 기록 사진에는 표범 가죽도 나온다. 1962년 신년하례회 기념사진에서 부하들은 표피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호랑이보다 한 단계 급이 낮은 표범 가죽은 죽어서도 부하들 몫이었다.


▲ 1962년 신년하례회 기념사진에서 호랑이 가죽위에 서있는 박정희 대통령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 달도 차면 저무는 법. “가혹한 정치는 범보다 사납다(苛政猛於虎)”는 선현들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금과옥조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했다. 그랬건만, 박정희 대통령 사후 청와대에 있던 호랑이와 표범 가죽은 행방불명이 됐다. 행방을 아는 사람은 둘 중 하나다. 

전두환 신군부가 가져갔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




글 박승규 논설위원 

박은주 기자 / silver51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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